퇴장을 준비하는 25년 게임업계의 신화, 넥슨 김정주
글 : 최덕수
새해 우리나라 게임업계를 뒤흔드는 소식이 전해졌다. 우리나라 최대 게임사로 꼽히는 넥슨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이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엔엑스씨(NXC)의 대표이사 보유 지분 전량의 매각이 검토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뉴스가 전해지면서 시장에는 큰 충격이 가해졌다. 10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 호가되고 있는 엔엑스씨 매각은 B2B의 단계에서 매각처가 정해지고 협상이 완료된 후 결과만 발표되는 통상적인 사례와는 달리, 뚜렷한 매각처 없이 매각 의사가 공표된 이례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준 대기업으로 지정된 넥슨그룹의 지주회사 엔엑스씨의 지분은 사실상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대표이사회장(이하 직함 생략)이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유복한 유년기를 보낸 벤처 키드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정주 대표이사
1968년 2월 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정주는 어릴 때부터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인물이다. 부친은 변호사 출신이며 첫째 이모부는 전 청와대 경제실장, 둘째 이모부는 주미대사를 지내거나 현재 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의 동기로는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있었으며, 1년 선배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있었다. 이들과 김정주는 학창시절부터 친분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졸업 후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을 공부한 그는 석사학위를 채 받기도 전에 동문인 송재경 대표와 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유는 게임이었다. NEXt generation ONline service의 뜻을 담은 넥슨(NEXON)이란 회사는 설립 당시부터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사업 초창기에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웹오피스라는 인터넷 솔루션을 개발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고스란히 게임 개발로 투자됐으며, 착수 1년 만에 개발을 마치게 된다. 이들이 만든 게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 서비스가 되고 있는 MMORPG이자 만화가 김진 작가의 작품을 원작으로 삼은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나라’였다.

온라인 게임 부분 유료화의 선구자로도 꼽히는 넥슨 ‘바람의나라’
1995년 12월 25일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바람의나라는 이듬해 4월 5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인프라의 확대와 전국 곳곳으로 PC방이 확대되던 시기였다. 바람의나라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서비스 지역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했다. 1997년 10월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착수한 바람의나라는 1999년 5월 미국, 동년 7월 프랑스, 2000년 9월에는 일본에서 상용화를 개시했다.
바람의나라 출시 이후 넥슨은 매년 신작을 내놓으며 게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 바람의나라 출시 이듬해에는 ‘어둠의전설’이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1999년에는 '일랜시아'와 '퀴즈퀴즈'가 서비스를 개시해 성공을 거뒀다. 바람의나라 이후로 출시되는 게임들마다 큰 성공을 거둔 넥슨은 자체 개발을 넘어서 이미 개발된 다른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연이은 성공, 게임업계의 큰 손이 되다
국내 게임 수출액의 4분의 1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 던전앤파이터
활발한 투자를 통해 영역을 넓혀가던 넥슨에게 커다란 성공을 가져다준 게임들은 2000년 이후 출시된 ‘크레이지아케이드’, 2003년의 ‘메이플스토리’, 그리고 2004년의 ‘카트라이더’였다. 비록 당시 출시된 다수의 게임들이 이미 존재하던 다른 게임들의 핵심 요소를 가져온 카피캣 취급을 받긴 했지만, 이 당시의 작품들의 연이은 성공으로 김정주는 활발히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 그리고 인수합병의 행보를 이어갈 수 있었다.
2004년 메이플스토리 개발사인 위젯스튜디오를 인수합병한 것을 시작으로 연이어 대규모의 빅딜이 이뤄졌다. 2005년에는 ‘삼국지무한대전’을 개발한 엔텔리전트를 인수했으며, 이 인력을 기반으로 김정주는 넥슨모바일을 설립할 수 있었다. 이듬해에는 온라인 FPS 장르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두빅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그리고 2008년에 이르러서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빅딜이 성사되게 된다. 당시로는 게임업체 간의 M&A로는 최대 규모였던 3,852억 원의 규모로 김정주는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의 인수합병을 발표하게 된다.
연 매출 1조 원 돌파, 일본 증시 상장에도 성공하다
현재는 제주도에 위치하고 있는 넥슨의 지주회사, NXC
매출액 580억, 영업이익 400억 원에 그 대부분도 던전앤파이터 한 작품에만 기대고 있던 네오플의 인수합병에 김정주가 큰 비용을 지출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었다. 하지만 1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이 선택은 넥슨에게 있어 ‘신의 한 수’가 되어 있다. 인수 이후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으며, 중국 서비스 이후에는 네오플 단독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두게 된다. 2017년 네오플의 매출은 1조 1,500억 원에 영업이익은 1조 640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3%에 달한다. 던전앤파이터 하나가 단독으로 국내 게임 수출 전체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후로도 넥슨은 ‘프리스타일’의 JC엔터테인먼트, ‘서든어택’의 게임하이 등 국내 유력 개발사들 다수를 인수하며 덩치를 불렸다. 그 결과 2011년에 이르러서는 대망의 연 매출 1조 원 돌파에 성공할 수 있었다. 성장을 거듭하던 넥슨은 2011년 12월 14일 국내가 아닌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기업공개에도 성공했다. 현재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은 약 13조 원이며, 전체 주식의 47.98%를 지주회사이자 김정주가 대표이사로 있는 엔엑스씨가 보유하고 있다. 엔엑스씨는 김정주 본인이 지분 67.49%를, 부인인 유정현 감사가 29.43%를, 그리고 김정주의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가 1.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넥슨 모바일 게임 사업에 자신감을 불어넣은 히트작 ‘히트’
게임 시장에서 연일 승승장구하며 최근 들어서는 더욱 큰 폭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넥슨이지만, 창업주인 김정주에게 최근 몇 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괴로운 시기였다. 소위 ‘진경준 게이트’로 인해 원치 않던 대중의 이목을 끌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6년 공직 법조인이었던 진경준 전 검사장이 2005년 비상장 주식이었던 넥슨 주식을 4억 원에 매입해 160억 원의 잭팟을 터트리면서 공직 법조인 중 재산 1위라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이를 이유로 현직 검사장으로는 최초로 진경준 검사장이 구속됐으며, 동년 7월 비상장 주식을 증여한 김정주도 함께 기소가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조사 결과 김정주는 진경준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과 이를 취득할 수 있는 자금을 제공하고 이후 넥슨 법인 리스차량도 무상으로 제공했다. 또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진경준 전 검사장의 가족 여행경비 등 약 5천만 원을 부담한 사실도 드러나게 된다. 뇌물공여 혐의로 이뤄진 재판은 김정주에게 1심이 무죄로, 2심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선고됐다. 그리고 이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이 이뤄지고, 파기환송심에서 김정주에게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직무관련성과 대각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무죄가 선고되게 된다. 비록 무죄로 끝을 맺었지만 이 사건은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릴 정도로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리던 김정주에게는 큰 충격을 가져다주게 된다.
게임산업 1세대 대표주자의 퇴장
올해 최고의 빅딜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NXC 매각. 김정주는 ‘엑시트’를 준비하고 있다
진경준 게이트로 홍역을 치른 김정주는 이후 재산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수차례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 “이제 쉬고 싶다”며 기업 경영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진경준 게이트가 물망에 오를 때 그는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에 의해 2조 8천억 원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도 고발된 바 있다. 금번 엔엑스씨 매각의사 표명은 연이은 사건으로 인한 피로도 때문으로 분석되지만, 자세한 연유는 공개되고 있지 않다. 혹자는 넥슨의 성장 최대치인 지금을 김정주가 ‘엑시트’의 최적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연유가 무엇이건 넥슨 매각의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2월에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엔엑스씨 지분 인수의 후보로는 매년 막대한 로열티를 넥슨에 지급하고 있는 중국 최대의 게임사인 ‘텐센트’, 한때 넥슨 인수설이 돌기도 했던 ‘디즈니’, 국내 최대 게임사이자 한때는 EA 인수를 위해 손을 잡았던 ‘엔씨소프트’ 등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그 어느 곳도 쉽사리 인수전에 뛰어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지금 국내 게임업계 성장의 산증인이자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거대 게임사 수장의 ‘퇴장’의 시기를 목도하고 있는 중이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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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로그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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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ra**** 2019-01-29 11:23:38
넥슨 ~~~ 짱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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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ra**** 2019-01-29 11:22:51
모두의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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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ra**** 2019-01-29 09:17:24
늘~~~행운이 따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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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ra**** 2019-01-29 09:14:27
나도 전설이고 싶다 문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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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ra**** 2019-01-29 09:13:38
게임업계의 전설 이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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