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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서열 5위, 롯데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 완성될 수 있을까

글 : 최덕수

 

‘롯데’라는 이름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유명하다. 롯데는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집단으로, 특히 유통 분야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야구팬들에게 있어서도 롯데라는 이름은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가장 많은 고정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야구단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치바 마린즈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롯데그룹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창업자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경영권 다툼에서 승리한 ‘신동빈 회장’이다.

 

 

재계 서열 5위의 그룹사, 롯데그룹

1922년 경상남도 울산 출신의 신격회 창업주는 도쿄도 스기나미구 오기쿠보에 회사를 설립하고 비누, 포마드 등을 제조하며 1922년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그룹의 모체가 되는 기업은 1948년에 설립됐는데, 당시 일본에서 수입 규제의 대상이었던 천연 치클의 수입 허가를 일본 당국에 제의해 치클을 사용한 껌의 판매가 주된 사업이었다. 롯데(Lotte)라는 사명은 현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샤롯데’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회사의 최초 사업 모델인 껌의 판매 촉진을 위해 미국 리글리의 껌 브랜드인 ‘Lotta’를 모방한 것이라는 의혹도 존재한다.

 

부회장 시절,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참석한 모습​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한 롯데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1958년이었다. 신격회 명예회장이 동생인 신철호에게 300만 원을 송금해 롯데 껌을 한국에서 생산하도록 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후 신철호가 공문서 위조 혐의로 구속되며 해산되어 최초의 한국 롯데는 현재 공식적으로는 거론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금의 우리가 아는 한국의 롯데가 설립된 것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가 계기가 됐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 롯데를 직접 한국에 진출시키기로 결정하고, 1958년 설립된 한국 롯데의 갈월동 공장 등을 인수하며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게 된다. 이후 롯데는 한국에서 롯데백화점,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롯데푸드 등 유통, 서비스, 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사세를 확장해, 현재는 우리나라 재계 5위의 그룹사로 성장했다.

 

 

롯데그룹 신격호 창업주의 차남, 신동빈 회장

모교인 콜롬비아대 MBA 재학생들에게 롯데월드타워 81층에서 공사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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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1955년 2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신동빈 회장이 태어났다. 아오야마가쿠인의 유치원에서 대학교 경제학 과정까지를 마친 신동빈 회장은 이후 콜롬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수료하고 1981년 4월부터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 영국지사에서 근무했다. 그가 결혼한 것은 노무라증권 재직 시절로, 상대방은 일본 귀족가문 출신, 대형 건설사 부회장의 차녀이자 일본 황실 며느리 후보로도 거론된 오고 마나미 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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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증권사를 나와 롯데로 입사한 것은 1988년이었다. 일본 롯데상사의 이사로 입사한 그는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이사직을 맡으면서 한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1995년에는 그룹사로 무대를 옮겨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부사장직을 맡았으며, 1997년에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차기 회장 자리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게 된다. 당시 롯데그룹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또 한 명의 인물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롯데그룹 전 부회장이었다.

 

 

인수합병을 통한 그룹사의 폭발적 성장

​양국 경제, 문화 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우호훈장을 받은 신동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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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부터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을 겸임하면서, 롯데그룹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커지게 된다. 롯데그룹은 2004년 우리홈쇼핑(롯데홈쇼핑), 2007년 대한화재(롯데손해보험), 2008년 케이아이뱅크(롯데정보통신), 2009년 두산주류(롯데주류), 2010년 바이더웨이(코리아세븐), 2012년 하이마트(롯데하이마트)를 인수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이어갔으며, 그 중심에는 신동빈 회장이 있었다.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키를 쥐면서 롯데그룹의 경영 스타일이 달라진 것은 경제학을 전공하고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서 근무하며 쌓은 그의 경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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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신동빈은 롯데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그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73조 원의 매출을 올려 외형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그룹사의 외연 확대로 인해 신동빈 회장이 주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게 된 것이, 순조롭게 보였던 롯데그룹 후계구도의 균열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게 된다. 본래 롯데그룹의 후계구도는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 롯데를 이어받고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한국 롯데를,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롯데면세점을 받는 구도였다. 이 후계구도가 신동주 부회장에서부터 촉발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뒤바뀌게 된 것이다.

 

 

지배력 강화, 롯데그룹의 정점에 서다

​2015년 7월, 신동주 부회장이 일본에서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6명의 이사들을 해임하려 했다가 이사회로 인해 저지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 일이 알려진 이틀 뒤에 신동주 부회장이 신격호 명예회장의 회장직 복위를 안건으로 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신동주 부회장, 신격호 명예회장, 그리고 신동빈 현 회장의 경영권 분쟁으로 번지고 만다. 신동주 부회장은 2015년 한 차례, 이듬해 두 차례 자신과 신격호 명예회장의 복위를 요구하는 주주총회 안건을 냈으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이 안건들은 모두 부결된다.

 

롯데지주 출범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깃발을 들어 올리고 있다

 

​2017년 6월에 이르러서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이사직 재선임안이 통과되지 않음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지키는 데에 성공하게 된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2017년 10월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를 출범하고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를 통해 현재 신동빈 회장은 그룹사의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지주사 체제를 완성시키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실추된 이미지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응원차 사직구장을 방문한 신동빈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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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이 불거지기 전후로,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은 다양한 사건에 휘말려 곤욕을 겪었다.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불거졌고, 2016년 6월 2일 롯데호텔 면세사업부와 신영자 이사장의 자택이 압수수색을 당하게 된다. 약 일주일 후인 6월 10일에는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비롯한 총 17곳의 압수수색이 단행돼 롯데그룹 전체에 대한 수사로 번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검찰은 공식적으로 3,000억 원가량의 횡령과 배임 혐의를 수사의 이유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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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과 국정농단 관련 사건으로 법정 구속이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태에서 롯데그룹이 부정한 청탁을 목적으로 한 뇌물 공여로 신동빈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했으나, 10월 5일의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돼 석방됐다. 장기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은 신동빈 회장은 물론 롯데그룹에 대한 이미지에 큰 손상을 가했다.

 

 

신동빈 회장의 ‘뉴 롯데’가 완성될 수 있을까​

신동빈 회장은 작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회사 임원의 세대교체를 완료한 상태다. 롯데그룹은 점차 신격호 명예회장의 흔적을 지워가며 신동빈 회장의 시대를, ‘뉴 롯데’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룹사의 성장을 주도한 신동빈 회장이 오히려 롯데그룹에 오너 리스크를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실추된 롯데그룹과 그 자신의 이미지를 다시금 부상시키는 것이 신동빈 회장에게 남겨진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유통에서 ‘옴니채널’을 강조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 옴니채널 소비를 직접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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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이 올해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한국 롯데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완성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호텔롯데 상장을 이루고자 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롯데그룹은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고 호텔롯데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9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계 법인의 영향력을 희석시키고자 한다. 현재 롯데지주는 식품과 유통 계열사를, 호텔롯데는 화학과 건설 계열사를 주로 자회사로 두고 있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완료되는 시점에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합병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롯데그룹을 구축하기 위해 힘쓰는 신동빈 회장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인지는 올해 판가름 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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