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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20조? 국내 포털 1위 네이버를 넘어 글로벌 노리는 이해진 GIO

글 : 최덕수

 

삼성SDS 사내 벤처기업에 불과하던 네이버는 시가총액이 약 20조 원에 이르고, 코스피 기준 시총 10위권에 빛나는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획기적인 성장을 보인 이 기업을 일군 인물은 이해진 네이버 창립자다. 내성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알려진 그는 언론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프로다움'을 강조하고, 독한 승부욕을 내보이며 적극적 행보를 강행한 이해진은 2017년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라인플러스 사내이사로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신을 엔지니어 출신이라고 밝힌 그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대외적 업무를 맡기고, 유럽과 일본 등에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힘쓰고 있다.

 

 

국내 부동의 1위 포털, 네이버의 시작​

현재는 국내 포털 부동의 1위 기업인 네이버의 시작은 삼성SDS의 사내 벤처였다. 삼성SDS의 한계도전 프로그램(사내 직원들이 1년간 자신들이 원하는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프로젝트)을 통해 미래를 이끌 기술로 인터넷을 주목한 한 프로그램 참여자가 있었는데, 그는 1992년 삼성SDS에 입사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이해진’이었다. 그는 한계도전 프로젝트에서 진행된 연구를 바탕으로 국산형 검색엔진 개발에 몰두했고, 1997년에는 삼성SDS의 사내 벤처 제도를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1999년 6월, 이해진을 비롯한 초기 멤버들은 삼성SDS에서 독립법인으로 네이버컴을 분사시키게 된다. 분리 당시 자본금은 5억 원이었는데, 분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 기술투자로부터 네이버컴은 100억 원의 투자를 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다. IMF로 인해 국내 시장이 초토화된 와중에, 새로운 성장사업으로 IT 분야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네이버컴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받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일궈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당시로는 네이버컴의 네이버를 비롯한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는데, 첫 번째 이유는 포털 서비스의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해외의 대기업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컴처럼 삼성SDS 출신 인물이 경영하고 있는, IT 시장 붐을 타고 급격한 성장을 이룬 또 하나의 기업이 있다. 바로 ‘한게임’으로, 이 회사는 당시 1,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 서비스 업체였다. 100억 원의 투자를 받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환경을 갖추고 있던 네이버컴과 거대한 이용자 풀과 게임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한게임. 두 회사는 서로가 필요로 하고 있는 부분을 메울 수 있는 두 서비스의 결합을 도모했다. 네이버컴과 한게임은 2000년 7월 합병을 발표했고, 2001년 9월에는 합병법인의 상호를 NHN 주식회사로 변경했다. 당시 이해진 대표는 합병을 통해 ‘검색으로 미래를 삼고, 게임으로 현재를 버틴다’라는 전략을 세우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합병 이후 상대적으로 불안한 재무구조를 가진 한게임의 유료화를 통해, 합병 전 6천만 원의 적자는 순이익 100억 원으로 전환되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포털 사이트 1위 등극! 모바일 시장에서는?

 

한게임이 먼저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하기 시작하며, NHN의 포털에서의 서비스도 변화하게 된다. 네이버가 포털 사이트 1위로 올라서게 된 가장 큰 계기에는 자연어 기반의 검색 서비스와 ‘지식iN’이 있다. 국내 검색엔진의 한계였던 데이터베이스의 제한성을 극복할 솔루션이었던 이 서비스에 대해 이해진 대표는 ‘사람들 개개인의 머릿속에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끄집어낼 수 있는 방안’으로 설명했다. 단순히 인터넷의 정보를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풀어낼 수 있는 지식iN은 네이버의 트래픽 상승 및 네이버 포털 사이트 1위 등극에 일등공신이다.

 

 

가능성은 높지만 수익 창출할 방안이 묘연했던 인터넷 서비스에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정립시킨 것도 네이버다. 초기 큰 투자가 필요했던 인터넷 광고 시장에 기존의 정액제 방식 대신, 광고주 사이트를 방문한 경우에만 광고비를 지출하는 CPC(Cost per Click) 방식의 타겟팅 검색 광고 상품을 선보이며, 네이버는 자신들의 성공을 더욱 견고히 가져갈 수 있었다. 2003년에 드디어 네이버는 야후코리아를 제치고 검색 부문 1위, 포털 사이트 순위 1위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NHN은 이후 지식iN 이후 검색엔진과 함께 네이버 서비스의 새로운 활력소가 된 블로그, 카페 등 커뮤니티 서비스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다.

 

 

PC 기반의 시장에서 시장 지배자적 위치에 오른 네이버였지만, 또 한 번 IT 시장의 큰 변화였던 모바일 열풍에 있어서는 초기 대응이 면밀하지 못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PC 기반 서비스에 안주한 네이버의 모바일 전환은 경쟁사에 비해 다소 늦었으며, 모바일에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비교적 늦은 시점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NHN 단독 대표와 해외 사업총괄대표를 거친 후 2008년 회사를 떠난 한게임 창업자 김범수 의장의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떠오른 것과는 달리, NHN은 뒤늦게 선보인 모바일 메신저 네이버톡이 실패를 거두며 모바일 시대 초기에는 시장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라인(LINE)의 성공, 글로벌 시장 개척​

네이버는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을 수차례 꾀했으나 제대로 된 결실을 거두는 데는 실패를 반복해 왔다. 2000년 11월 네이버재팬을 설립하고 이듬해에는 네이버 재팬 사이트를 야심 차게 오픈했지만 2005년에는 결국 사이트 폐쇄, 철수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네이버재팬은 이후 2007년 11월 다시 설립되고, 2010년 4월에는 블로그 서비스의 라이브도어를 인수하기도 했으나, 어느 것 하나 해외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는 모바일 시장에 혁명이 일어났다. 카카오톡이 큰 성공을 거두고, 견고한 네이버의 입지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해진 창업자가 사내 행사를 통해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꼴찌부터 올라가는 싸움을 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모바일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이해진 창업자가 주목한 것은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이 핸드폰으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이해진 창업자는 네이버재팬에 모바일 메신저의 개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네이버재팬의 회장으로 도쿄에 머물고 있던 이해진 창업자는 재난 속에서 트위터, 왓츠앱 등의 서비스가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을 보고, ‘새로운 스마트폰용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네이버재팬 개발진에게 제품 개발을 지시했다.

 

 

이해진 창업자가 개발을 지시한 모바일 메신저는 ‘라인’이라는 이름의 서비스로 선을 보였다. 개발 지시를 내린 지 한 달 반 만에 출시된 라인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한게임의 일본지부에서 사업영역을 늘리며 네이버재팬으로 개명한 일본지사는 회사명을 라인으로 변경하고 분할 독립하기에 이르렀다. 라인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4,000만 명, 1년 7개월 만에 1억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에서 국민 메신저로 현재까지 널리 사랑받고 있다.

 

 

인터넷의 혁신가, 제2의 성장 동력을 찾아서​

라인은 그동안 모바일 시대로의 전환 그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던 네이버가 글로벌 사업에서 마침내 기록적 성공을 거둔 사례로 기록됐다. 네이버 주식회사, 그리고 라인 주식회사의 대성공에는 두 기업을 진두지휘한 이해진 창업자가 있었다. 인터넷 시대의 혁신을 이뤄낸 주인공이었던 이해진 창업자는 세월이 지나 다시 찾아온 첨단산업의 중심에서도 혁신을 이뤄냈다. 단순히 그 자신이 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그전까지 자신에게 숙원으로 남아있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이라는 또 하나의 업적도 거두었다.

 

 

현재 그는 'GIO'라는 직함과 함께 해외 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일본에서 성공한 라인(LINE)을 발판 삼아 핀테크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플랫폼 등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라인(LINE)의 라인페이는 일본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을 놓고,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만든 업체이자 서비스인 페이페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영역의 디앱(분산형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고 라인 관계자가 전했다. 미래 예측 서비스 ‘포캐스트’, 지식공유 서비스 ‘위즈볼’, 상품 리뷰 플랫폼 ‘파샤’ 등을 현재 운영 중이며 식당 리뷰 플랫폼, ‘타파’와 여행지 리뷰 플랫폼, ‘스텝’ 등의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진 창업자를 따라다니는 평가 중에는 물론 부정적인 내용의 평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의 폐쇄적 인터넷 환경을 만든 주역이라는 평이 가장 주된 내용일 것이다. 이에 대한 논쟁은 있을 수 있지만, 그가 재벌 주도적 기업 환경에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둬낸 인물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여타 창업자들에 비해 매스미디어 노출을 꺼려 대중적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국내에서 그와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을 거둔 혁신적인 기업가는 없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본 기사는 앱스토리 매거진과 제휴를 통해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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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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