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를 이끄는 실용주의 리더, 이재용 부회장
글 : 이윤서
삼성전자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기업으로, 작년 한 해에만 약 244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 2분기만 매출 56조 원, 영업이익 6조 5,000억 원을 올렸다. 막대한 매출을 달성한 기업답게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7으로 불거진 초유의 위기를 지나 어느새 5G 스마트폰 '갤럭시S10'이 출시되었으며 두 달 반 만에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이러한 삼성전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인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체제에 돌입하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그의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경영에 나섰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실적 부진 등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 강화와 스마트폰 사업 차별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주력하면서 삼성전자, 나아가 삼성그룹의 사실상 리더가 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이건희 회장 곁에서 꾸준히 경영 수업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삼성전자, 삼성그룹의 준비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대의 기업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누가 뭐래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얼굴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한민국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 경제인과의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공장에 대해 "여태 본 건물들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였다. '도대체 저건 뭐냐 (What the hell is that?)'라고 말했을 정도다"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 오산 기지에서 조금만 북쪽으로 올라오다 보면 경부 고속도로 근처에 반도체 공장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본 게 아닐까 싶다"라고 추측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통령도 감탄하게 만든 건물을 지닌 기업이 됐다.
삼성전자는 이제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굴지의 대기업이 되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세계 시장에서도 굴지의 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을 위해 준비된 인재로 이야기된다. 그는 국내에서 대학을 마친 후 일본의 게이오기주쿠대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뒤 미국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하며 해외 경험을 쌓아왔다. 일찌감치 전 세계의 기업 경영진과 교류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1991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에는 경영기획팀 상무, 부사장, 사장 등의 보직을 맡아 차례대로 승진해 2012년에는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이건희 회장은 '제왕적 리더십'으로 추진력을 앞세운 리더로 유명하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은 현장 중심의 실용주의 경영을 강조한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감영 사태 때는 직접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이력이 있으며 사업장을 직접 돌며 최고경영진 전략회의를 잇달아 여는 등 기존의 대기업 총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그는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폭넓은 세계 인맥과 글로벌 감각을 살려 외부 협력망을 넓히는 등 사업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 호황의 한 축을 담당한 스마트폰 갤럭시 라인업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갈 때 혼자 공항을 오가는 등 불필요한 의전을 기피하고, 임원진이 타던 전용기와 헬기를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있었던 임직원들의 조직문화를 빠르게 결정짓고 바삐 움직이는 스타트업처럼 바꿔 지속적인 혁신을 도모하겠다는 ‘스타트업 삼성 컬처 혁신 선포식’ 이후, 삼성전자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직급체계를 단순화하고 비효율적 회의 및 보고문화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룹 총수로는 이례적으로 활발한 외부 활동을 펼치는 이재용 부회장
그런 와중에서도 실용의 면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삼성그룹 조직의 전면적인 개편이다. 삼성전자는 한화그룹에 화학 및 방산 계열사 4곳을 매각하고, 10월에는 화학 계열사 3곳을 롯데그룹으로 매각했다. 대중들에게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변화인데, 제일기획 체제로 변화시키며 실용과 효율성이라는 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들은 비주력 계열사들을 정리하고 삼성전자 중심으로 삼성그룹의 주력 사업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되고 있다.
세계 다양한 기업 경영진 만나, 삼성 외교관 역할 자처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IT·모바일 부문 사장단과 경영전략 점검회의 때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현재는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지만, 스마트폰 이후의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장기적 신사업 발굴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샤오미를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되기도 한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는 현재의 삼성전자의 먹거리의 수명이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나타내는 사건이었다.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계기로 스마트폰 사업 제2의 도약과 함께 지속적으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으며, 그 선두에 이재용 부회장이 서 있는 상태다.
이재용 부회장의 진정한 시험은 이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9월 열린 제3차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함께 북한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현지 관계자를 만나고 2018년 7월에는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 아직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총수로 정부와 삼성의 관계 개선에 앞장서고 대외 행사에도 보폭을 넓히면서 전면에서 역할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다. 2018년 8월 삼성그룹이 정부의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에 맞춰 3년 동안 180조 원 규모의 막대한 투자를 결정한 점도 이재용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사옥을 방문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를 직접 안내한 이재용 부회장
이외에도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의 신성장동력 사업인 5G(5세대 이동통신)와 AI, IoT(사물인터넷), 반도체 등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반도체, 바이오, AI 등 신사업에 18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 원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는 등 정부 정책에도 적극 부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5G·바이오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서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리더 역할을 담당해 온 이재용 부회장. 하지만 결코 그 자리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바 있으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혐의 등 각종 논란이 일었다. 특히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연결된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삼성 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이 부회장의 개입 여부가 있는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다.
각종 논란의 중심에 있던 삼성전자
한편 한일 양국의 외교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본 정부가 반도체 주요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일본 소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한국에 있는 반도체 관련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필수 소재다. 메모리칩 등 정밀 반도체 제조에 쓰는 기체 형태 불화수소는 일본 의존율이 44% 정도로, 오래 보관하기 힘들어 재고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부회장은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일 일본으로 급히 떠났다. 12일에 돌아오자마자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대비책을 모색했다. 이 부회장은 물량 확보를 위해 러시아, 중국, 대만 등 공급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하며 133조 원 투자와 1만 5,000명 고용 창출을 통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대내외적으로 삼성이 마주한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은 만큼 이재용 부회장은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리더십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앱스토리 매거진과 제휴를 통해 재작성 된 기사입니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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