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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와 위메프의 아버지, 넥슨의 구세주 될 수 있을까?

글 : 김형광

 

게임 산업은 젊은, 그리고 성공한 벤처 사업가를 많이 만들어냈다. 창의성이 성공의 주된 바로미터가 되는 게임 산업이기에, 이들 중에는 크리에이티브가 넘치다 못해 주변으로부터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는 이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허민 원더홀딩스 대표(이하 직함 생략)’가 가장 먼저 거론될 것이다. 허민은 서울대학교 최초의 비운동권 출신 학생회장이자 3,800억 원에 자신이 설립한 게임사를 매각해 거금을 거머쥔 인물이며, 야구단 구단주이자 야구선수로도 활동한 ‘특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최초의 비운동권 학생회장​

허민은 1976년 3월 17일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조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초로 고무공장을 세운 인물이었고, 부친은 중고등학교 시절 야구부 출신이었다. 허민은 부친의 영향을 받아, 학창시절부터 야구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부산대동고등학교에서 부친처럼 야구부 투수로 활동을 시작했지만, 불행히도 그는 2학년 때 무리한 연습으로 인해 관절순이 손상돼 어깨를 다치게 된다.

 

위메프의 지주사 원더홀딩스의 ‘허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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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야구부에 이름은 올렸지만 적극적으로 마운드에 서서 투수로 활약하지는 못했다. 야구 대신 학업에 매진한 허민은 1995년 서울대학교 공업화학섬유고분자화학공학과군에 입학했으며, 대학교에서도 야구부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허민은 어깨 부상으로 대학교 야구부에서는 마운드에 설 수 없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의 특이한 이력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바로 최초의 비운동권 출신 학생회장이라는 타이틀이다. 학생회장 선출 선거활동에서 그는 비보잉 등의 퍼포먼스를 펼쳤고, 이는 아직까지도 그의 ‘특이함’ 혹은 ‘남다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게임사 창업,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그가 선택한 길은 창업이었다. 졸업 직후인 2001년 4월, 서울대학교 동기 5명과 허민은 벤처 게임회사를 설립했다. 사명은 ‘네오플’이었다. 이들은 설립 이듬해에 게임 포털 사이트인 ‘캔디바’의 서비스를 개시하며 게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TV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던 ‘쿵쿵따’, 가장 인기가 높은 보드게임인 ‘고스톱’ 등과 같은 미니 게임을 다수 제공하며, 이들은 수익을 창출함과 함께 게임 개발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신야구, 캔디바 쿵쿵따 모두 긴 법정 분쟁을 겪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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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온라인 야구 게임으로 이야기되는 ‘신야구’의 서비스를 개시했다. 2등신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코믹한 야구를 펼치는 이 게임은 입소문을 타고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일본 코나미사의 개발작 실황 프로야구 시리즈와의 유사성이 제기되면서 법정 분쟁으로 불거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결국 무너지는 게임 밸런스, 법정 분쟁으로 인한 부정적 여론 형성, 유사한 게임성의 온라인 야구 게임의 등장으로 인해 신야구는 결국 2007년 서비스 종료를 맞아야만 했다.

 

 

마침내 탄생한 히트작, 던전앤파이터​

비록 신야구를 장기 서비스로 가져가지는 못했지만 초반의 성공으로 쌓인 기술력과 자산은 고스란히 다음 작품에서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바로 2005년 8월 서비스를 개시한 ‘던전앤파이터’의 이야기다. 90년대 오락실에서 유행하던 다인 동시 플레이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을 벤치마킹해, 철저하게 90년대 복고풍 감성으로 제작된 이 게임은 출시하면서부터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을 떠받치고 있는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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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앤파이터라는 하나의 IP 만으로 네오플은 유수의 중견 게임사들과 비견할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리고 서비스 3년이 지난 2008년, 허민은 던전앤파이터라는 게임 하나의 IP의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회사를 넥슨에 매각하게 된다. 당시의 매각가는 약 3,800억 원. 던전앤파이터의 높은 매출과 탄탄한 유저층을 고려해도, 당시로서 네오플의 M&A는 허민에게 있어 그야말로 ‘대박’이라 불리기에 모자람이 없는 거래였다. 네오플 매각 후 허민은 강남 대치동 소재의 미래에셋타워 2개동을 885억 원에 매입하고, 작곡을 공부하기 위해서라며 돌연 미국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떠났다.

 

 

엑시트 이후, 위메프로 돌아오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허민이 귀국한 것은 2010년 5월이었다. 이종한 전 나무인터넷 대표를 영입하고 네오플에서 함께 일했던 이들을 모아서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이커머스 분야에서 커다란 화제였던 소셜커머스에 뛰어든 것이다. 허민은 위메이크프라이스, 현재의 위메프를 설립했으며, 이듬해 7월에는 투자자 지위에서 벗어나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이후 허민은 위메프가 어느 정도 제자리를 찾은 2013년 7월, 회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소셜커머스 경쟁에 뛰어들어 살아남았으며, 이제는 이커머스 경쟁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위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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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뿐 아니라 그는 자신이 설립한 지주사 ‘원더홀딩스’를 통해 다양한 회사에 투자를 단행했다. 앱 개발사 원더피플, 에이스톰 등이 그 대상이 됐다. 소셜커머스 분야에서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위메프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갔고, 덕분에 현재 위메프는 소셜커머스 홍수를 견뎌낸 3개 회사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었다. 부동산 투자도 계속됐다. 2012년 그는 자신이 소유한 미래에셋타워 인근 토지를 660억 원에 매입했다. 현재 허민은 당시 투자한 부동산을 통해 매년 백억 원 내외의 임대료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허민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 야구​

그는 기업가로서 성공한 이후로도 계속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네오플 대표이사 시절 그가 현대 유니콘스의 인수를 시도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그 덕에, 이제 허민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야구계에서도 유명하다. 허민은 경기도 고양시를 연고지로 삼는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 야구단 ‘고양 원더스’의 구단주이기 때문이다. 2011년 9월 창단해 2014년 9월까지 고양시와 원더홀딩스가 공동으로 운영한 고양 원더스에 허민은 매년 약 40억 원의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 원더스는 방출 선수,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못한 신인 등을 육성해 프로 수준에 맞추고, 1군 무대로 보내주는 것을 목표로 운영되던 독립구단이었다.

 

허민을 ‘괴짜’로 보는 대부분의 근거는 그의 야구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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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허민은 미국의 독립 야구단에서 직접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인 너클볼 투수 ‘필 니크로’에게 찾아가 너클볼을 사사받아 실력을 쌓았다. 2013년 8월 미국 캔암리그의 구단인 락랜드 볼더스에 정식으로 입단한 허민은 동년 9월 선발 등판해 활약했고, 이듬해에는 생애 최초로 승리투수가 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에도 참가했으며, 키움 히어로즈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등 야구계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허민의 야구계에서의 행보를 두고 많은 이들은 ‘야구에 대한 단순한 애정’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부자의 취미생활에 현업인들이 곤란을 겪는다’라며 비판하기도 하고 있다.

 

 

넥슨의 구원투수 역할이 맡겨지다​

네오플 매각 후 자산가, 투자자, 그리고 위메프의 얼굴로 이름을 알리던 그가 최근 다시 게임 업계로 복귀했다. 네오플을 인수한 넥슨의 고문으로 영입된 것이다. 허민을 고문으로 데려오기 위해 넥슨은 원더홀딩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지분 11.1%를 신주인수 방식으로 사들였다. 여기에 소요된 금액은 3,500억 원이다. 허민이 넥슨의 고문으로 영입된 것일 뿐 아니라, 넥슨과 원더홀딩스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도 함께 구축이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넥슨이 신사업 발굴의 차원에서 원더홀딩스, 위메프의 사업을 장기적 관점에서 인수하려는 시도로도 이를 확대해석하고도 있다.

 

이제는 넥슨의 구원투수로 활약해야 할 허민 넥슨 외부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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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넥슨의 내부 분위기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장기 개발 중인 전략 프로젝트들의 개발이 연이어 중지되고 있으며, 현재 실적이 저조한 라이브 게임들 대부분이 서비스 중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허민은 넥슨 내부의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중대한 숙제를 안게 됐다. 현재 넥슨 매출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작품을 허민이 다시금 내놓아야 되는 과제를 안은 것이다. 과연 허민은 선발투수가 아니라, 흔들리는 넥슨을 제대로 다잡는 ‘구원투수’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 : 김형광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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