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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세일로 불매운동 정면 돌파하는 유니클로, 흥행할까?

글 : 최덕수

 

지난 7월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의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소재 수출 제한 및 화이트리스트 지정 해제 공표로 인해 일본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일본의 발표는 명백히 우리나라의 징용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였으며, 심지어 이 발표가 국제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 G20 오사카 정상회의 이틀 뒤에 이뤄진 것이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다. 그 결과 IT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본산 제품의 불매운동이 시작됐으며, 이는 곧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전국으로 크게 번지게 된다.

 

15주년 감사제로 불매운동 정면 돌파, 유니클로는 부활할 것인가 

 

 

일본산 불매운동의 타겟이 된 유니클로​

수출 제한 발표로 일본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일본산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기업들의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한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발표 직후인 7월 2일부터 5일까지 특정 유니클로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17%가 감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 수입산 맥주 부동의 1위를 기록하던 일본산 맥주도 매출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국내에서 높은 매출을 거두고 있는 무인양품, ABC마트 등의 매출도 줄어들고 있음이 알려졌다. 각 판매처들은 일본산 판매 제품의 원산지를 숨기느라 급급한 모양새였다. 불매운동의 기세가 점차 커지면서,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는 이들은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G20 오사카 정상회의 이틀 뒤에, 자신들의 말을 뒤집은 일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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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유니클로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이 대중들의 관심을 사게 됐다. 유니클로 본사의 오카자키 타케시 CFO가 “한국에서 불매 움직임이 판매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불매운동이 장기적으로 길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본사 결산발표 중에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이 소식은 빠르게 퍼졌으며, 공중파 뉴스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그 결과 유니클로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많은 일본산 제품들 중에서도 ‘특히나’ 사서는 안 되는 브랜드로 대중들에게 지목되고 만 것이다.

 

발표 직후, 일본산 브랜드들의 매출은 일정하게 하락세를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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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측은 곧 이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이미 대중들의 마음은 돌아선 상태였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유니클로 오프라인 매장에 손님이 몇 명이나 있는지 공유하기 시작했고, 드문드문 보이는 매장 내 소비자들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로 오히려 유니클로 매장을 찾아가서 제품을 구매하고 인증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유니클로 매장에 손님이 가득한 사진이 뉴스로 게재되면, 곧 그에 대한 반박기사가 사진과 함께 게재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오프라인 매장에 손님이 어느 정도 있느냐가 곧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유니클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일정한 용기가 필요한 행위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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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는 광고논란까지 불거져​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는 쇼핑이라는 행위는 즐거움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니클로에서 제품을 쇼핑한다는 행위는 사람들에게 있어 더 이상 즐겁지 않은 행위가 돼 버리고 말았다. 유니클로의 대체제가 없었다면 상황은 달랐겠지만, 대중들은 유니클로의 대안이 되는 국내 의류 판매처의 이용을 독려했고 또 실제로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은 국내 업체들의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유니클로에서 물품을 산 구매자들은 옷을 담기 위한 봉투를 유니클로 로고가 찍히지 않은 것으로 요구하거나 직접 담을 봉투를 챙겨가는 등의 행태를 보였다. 유니클로에서 쇼핑을 한다는 것은 어느새 부끄러운 일이 되고 만 것이다.

 

CFO의 발언으로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운동이 상징이자 주된 타겟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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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의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일본산 맥주의 판매량이 99%가 감소하고 일본산 자동차의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불매운동의 주요 타겟으로 지목돼 오프라인 매장으로 향하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떨어진 유니클로의 매출이 유지되거나 오른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유니클로의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분 49%를 보유한 롯데쇼핑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에프알엘코리아의 실적을 비공개로 공표했다. 2018년 1분기부터 쭉 유니클로의 실적을 자사 발표에서 공개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이는 이례적인 일이며, 따라서 자료를 가려야 할 만큼 유니클로의 매출이 감소했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 맥주와 유니클로의 판매가 급속도로 감소했으며, 일본 관광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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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 8개 카드사로부터 받은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지난 9월 카드 매출은 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종 매체들은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기세가 꺾인 10월에는 유니클로가 다시금 살아나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이어갔지만, 현재 이 수치는 10월에 오히려 더 악화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10월 15일부터 TV로 송출된 광고가 위안부 할머니를 조롱한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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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는 어려움을 정면 돌파 중​

광고 영상에는 98세 할머니와 13세 소녀가 등장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겨있다. 문제는 소녀가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냐”는 질문에 대해 할머니가 답변한 내용이었다. 국내판 영상에는 이에 대한 답변이 자막으로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라고 출력된다. 영어 대사는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나지 않아”였다. 실제 할머니 모델의 대사에는 ‘80년’이라는 내용이 없었지만, 국내판 영상의 자막에는 이 내용이 추가돼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유니클로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난하기 위한 목적으로 80년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를 일부러 기입한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유니클로측은 과장된 해석이며 그러한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으나, 줄지 않는 비난에 결국 사과하고 TV 광고 송출을 중단해야만 했다.

 

한국어 자막에만 있는 ‘80년’이 문제가 되면서, 유니클로 불매가 거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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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논란으로 유니클로에 대한 대중들의 악감정은 더욱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 유니클로는 실제로는 어느 정도의 어려움에 처해있는 걸까.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직후 매체들은 유니클로가 극심한 손해를 견디지 못하고 곧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게 될 것처럼 보도했다. 분위기로는 곧 전국의 유니클로 매장이 문을 닫고, 출점 준비 중인 매장들도 오픈을 미룰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불매운동이 4개월가량 이어지고 있는 2019년 11월 현재의 시점에서 유니클로의 오프라인 매장의 수는 186개소로 불매운동 전후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유니클로의 국내 매출은 정확한 자료가 나와 있지 않으며 사측에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기에, 매출 하락의 근거로는 주로 박광온 의원이 제시한 자료가 사용되는 상황이다. 혹자는 일본 유니클로 본사의 실적 발표를 근거로 국내 매출의 감소세가 크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본 자료는 불매운동 이후의 실적을 온전히 담고 있지 않기에 유효한 근거로 활용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제는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서는 것 자체가 큰 용기가 필요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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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매출은 떨어진 것이 분명하지만 아직 유니클로는 회사 차원에서 점포수를 줄인다거나 전격적으로 철수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중들의 악감정이 깊어진 상황 속에서도 사업의 규모를 유지하면서 이들이 버티고 있는 것은 오카자키 타케시 CFO의 말대로 ‘이 또한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 때문으로 생각된다. 한 쪽에서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사업을 유지하고, 또 한 편에서는 신제품 출시와 할인으로 소비자를 계속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이 믿음대로, 이들의 ‘버티기’와 ‘할인공세’의 양동전략이 점차 시장에 먹혀들고 있다는 보도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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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보다 중요한 오프라인, 전망은 어둡다​

유니클로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근거로 최근 주로 사용되는 것은 온라인 스토어 실적이다. 소비자들이 내방조차 꺼리는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온라인 매장에서의 판매실적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많아지고 있다. 불매운동의 장기화에 따른 대중의 피로감, 그리고 거기에 더해진 유니클로의 제품 경쟁력이 이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들이다. 실제로 현재 유니클로 온라인 스토어에는 대표 상품의 주요 사이즈들이 품절 상태며, 패션 브랜드 ‘엔지니어드가먼츠’와의 콜라보 상품은 출시 첫 날 일부 상품이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끈 것으로 전해진다. 오프라인 매장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온라인에서는 점차 판매고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유니클로의 온라인 스토어 매출은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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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서, 11월부터는 ‘겨울 감사제’라는 이름으로 유니클로는 대규모의 세일에 들어갔다. 자사의 히트 상품인 히트텍, 후리스 등 다양한 상품을 특별가로 제공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는 가격과 상관없이 히트텍을 증정하는 이벤트다. 사은품과 가격을 통해 이 난국을 다시 한 번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읽혀진다. 이를 위해 대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대규모의 광고도 집행하고 있다. 국내 매체들은 금번 이벤트를 계기로 유니클로가 다시금 불매운동 전의 활기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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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유니클로 겨울 감사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회사를 둘러싼 상황에는 그다지 변화가 없다. 유니클로 브랜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반전의 계기가 없었다. 가격과 사은품이 매력적이더라도, 여전히 유니클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을 한다는 행위는 즐거운 것은 아니다. 한일갈등 국면은 끝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긴장관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도’와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열기’는 많이 잦아든 상황이다. 이제는 불매운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조심스레 유니클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 중립적 태도의 소비자들의 움직임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니클로 오프라인 매장은 과거처럼 소비자의 그림자도 찾기 힘들던 때와는 다르다. 파격적인 할인에 매장이 미어터질 정도로 호황인 상태는 아니지만, 매장에 발을 들인 소비자는 많아진 상태임이 분명하다.

 

‘15주년 기념 겨울 감사제’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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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유니클로가 간절히 바랄 ‘불매운동의 끝’은 곧 찾아오게 될까. 현재로서는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불매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목소리는 높고, 한일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들은 이제 유니클로 오프라인 매장을 ‘가서는 절대 안 되는 곳’으로는 보지 않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가 감행한 정면 돌파는 소비자층의 확대는 불러오지 못했을지언정, 지금껏 움직이지 않던 중간 위치의 소비자들을 자극하고 또 불러오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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