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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조원태 대표가 구해낼까?

글 : 최덕수

 

지금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19년 4월, 항공산업의 선구자로 불리는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유명을 달리했다. 빈자리가 된 한진그룹의 총수 자리에 오른 것은 그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이하 직함 생략)이었다. 3세 경영인으로 한진그룹의 총수가 된 그의 지난 1년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진그룹은 목소리 높은 범 한진가의 인물들이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결과에 따라 조원태의 한진그룹 회장의 자리도 바뀔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일단 1라운드는 조원태의 완승으로 끝났으나, 가까운 시일 내에 주주총회라는 이름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될 예정이다. 지금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빠진 대한항공을 위해, 그래서 지난 5월 13일에는 ‘유상증자’라는 카드를 꺼내든 경영인 조원태의 일생을 돌아보고자 한다.

 

 

IT 분야에 해박한
한진그룹의 후계자

고 조양호 회장의 장남이자 한진그룹 3세 경영의 주인공이 된 조원태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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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는 1976년 1월 25일,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1남 2녀 중 장남이자 둘째로 태어났다. 장녀는 1974년생의 조현아 전 부사장, 동생은 1983년생의 조현민 한진칼 전무다. 그는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는데, 고등학교는 마리안고등학교를, 대학교는 2년제인 힐버칼리지대학교를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1998년에는 부친이 수학한 인하대학교로 편입하게 되는데, 당시 그가 편입학 모집요강의 ‘1998년 2월 졸업예정자’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이유로 현재는 교육부와 학위 취득 취소에 대한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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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 그는 한진정보통신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IT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물로 평가되는데, 2007년부터는 대한한공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화를 위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의 도입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대한항공은 2011년 말 ERP 시스템 최종 도입을 완료하면서, 전 세계 항공업계 최초로 전사에 걸친 모든 부문의 관리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한진그룹 내에서의 승승장구

한진그룹의 택배사업 부문을 통합한 한진택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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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 차장으로 입사한 조원태가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긴 건 이듬해 10월이었다.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을 맡고, 2006년에는 부장으로 승진해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을 맡게 된다. 대한항공 임원이 된 것은 이듬해로, 2007년에는 상무보로 선임됐으며 이와 함께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의 대표로 임명되기도 했다. 2008년에는 상무B로 승진해 한진 등기이사로 선임됐으며, 이듬해에는 상무A로 다시 승진하면서 여객사업을 총괄하는 여객사업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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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신세계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세덱스와 한진드림익스프레스의 등기이사로도 조원태가 선임됐다. 이후 한진그룹의 택배사업 부문은 한진택배로 통합되게 된다. 조원태가 전무로 승진한 것은 2010년이었으며, 이듬해에는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의 본부장으로도 선임됐다. 이후로도 출세 가도를 이어가던 그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2015년으로, 이듬해에는 정기임원인사에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을 맡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1월에는 대한항공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의 부자 2인 대표체제가 구축되게 된다.

 

 

대한항공 임원으로서의 그의 공적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며 이익을 늘려온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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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가 승진가도를 달리는 사이, 대한항공의 실적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조원태가 부사장으로 있던 2015년 대한항공은 항공기에 일등석을 늘리는 등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경쟁사가 수익성을 위해 일등석을 줄이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비되는 전략이었다. 덕분에 2013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화물, 여객부문 수익이 동반 감소하면서 연간 영업손실 176억 원을 기록, 2008년 이후 5년 만에 적자 전환한 회사의 실적을 다시금 반등시켰다. 2016년 연간 영업이익은 1조 1,208억 원을 기록하면서, 2010년 이후 6년 만에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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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018년에는 2년 연속 연간 매출이 사상 최대 수준을 경신했다. 매출, 영업이익이 동반 감소했던 작년에도 매출 12조 3천억 원, 영업이익 2,909억 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익 흑자를 유지한 바 있다. 2017년 2월에는 ‘꿈의 항공기’라 불리는 차세대 항공기 보잉787-9를 도입해 장거리 노선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했으며, 작년에는 보잉 787 계열 항공기 30대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또한 작년에 세계 290여 개 항공사들로 구성된 글로벌 항공사협의체인 국제항공운송협회의 의장으로 선출되기도 했으며, 에어버스, 델타항공 등의 해외 항공사들과의 교류를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도 있다.

 

 

지금 화제는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

반 조원태 진영의 선두에 서 있는 한진가의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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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원태의 다양한 대한항공 경영의 공적들보다도, 지금 대중들은 한진그룹의 ‘가족싸움’이 더 화제다. 조원태의 부친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작년 4월 8일 새벽, 미국 LA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이후 후계자로서 자리를 다지던 조원태의 자리를 다른 가족들이 위협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이 가족들을 중심으로 벌어진 것이다. 2019년 12월을 기점으로, 조현아 전 부사장이 법무법인을 통해 “조원태 대표가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선전포고를 날렸다. 여기에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민 전무,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가 가세하면서, 친 조원태와 반 조원태 세력의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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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부터 조원태의 자매들과 모친은 대중들에게 좋지 않은 사건들로 악명이 높았다. 2014년 12월,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이 터지면서 많은 이들이 충격을 받았으며, 2018년 3월에는 조원태의 동생인 조현민 전무가 광고 대행사와의 회의에서 대행사 직원에게 유리잔에 담긴 물을 뿌리는 등의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어서 이들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운전기사에게 욕설을 하거나 신발을 벗어던지고 얼굴에 침을 뱉는 등의 충격적인 행위들이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의 ‘한 성격 하는 세 명’이 연합해서, 경영권을 가진 조원태를 압박하는 ‘가족 전쟁’이 연출된 것이다.

 

 

1라운드는 조 회장의
승리로 끝났지만

대한항공은 주인이 다시금 바뀔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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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진영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지분은 비슷하다. 반 조원태 진영의 지분의 합은 42.75%, 그리고 조원태 회장 연합의 지분은 41.3%다. 이 상황에서 캐스팅보드를 쥐게 된 것은 11.6%의 지분(의결권 유효 지분 2.9%)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었다. 두 진영의 다툼 속에서 국민연금은 조원태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3월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는 출석 주주의 찬성 56.67%, 반대 43.27%, 기권 0.06%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으며, 조원태가 선임한 사내이사들이 모두 신규 선임됐다. 반면 반 조원태 진영이 추천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기타 사외이사 추천안은 모두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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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의 경영권 다툼의 1라운드는 조원태의 승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앞으로의 앞날은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번의 조원태 측의 승리는 압도적이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반 조원태 진영의 반도건설의 의결권 유효 지분이 주주총회 직전에 법원의 결정으로 인해 8.2%에서 5%로 줄어든 것, 그리고 국민연금이 조원태를 선택한 것이 주된 요인이었기 때문이다. 반 조원태 연합 측은 지속적으로 주식 매수를 이어가며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다음 주주총회의 일정을 앞당기고자 하고 있기에 앞으로도 당분간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이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작금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 전체가 위기에 빠진 상황이기에, 앞으로의 사건의 전개는 어느 방향으로 향하게 될지가 더욱 미지수다(올해 대한항공은 다시금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 현재 조원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자, 유상증자 1조 원을 포함한 2조 2천억 원 규모의 자금 확충에 나선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이사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지원 받는 1조 2천억 원 규모의 차입 실행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 재계 서열 13위의 한진그룹의 앞날은, 그리고 경영인 조원태의 미래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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