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오면 식당 안 간다고 난리 난 외국 문화
글 : 오혜인

팁 문화란 최저 임금 수준을 보전해주기 위해 결제 비용의 일부를 종업원에게 주는 문화로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팁 문화이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 여행을 위해 팁을 얼마나 주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여행객들의 글이 종종 올라온다. 그런데 팁 문화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최근 택시부터 번화가에 위치한 가게에서 팁 박스가 보이고 있다. 팁 문화의 유래와 다른 나라의 팁 문화, 그리고 우리나라 팁 문화 반응에 대해 소개한다.
팁의 뜻과 팁 문화의 유래

팁은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일정한 대금 이외에 더 주는 돈’이라는 뜻이다. 팁(tip) 문화의 기원은 학자들마다 다르게 주장하지만, 18세기 영국의 한 가게에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이 유명하다. 좋은 서비스와 신속하고 빠른 서비스를 원한다면 돈을 더 지불하라는 ‘To insure promptness’의 앞 글자를 따서 팁(tip)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팁 문화가 형성된 것은 남북 전쟁 이후 미국 상류층들이 영국의 선진 문화를 들여오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알려져 있다. 1800년대 중반 유럽을 방문한 미국 부자들이 유럽의 세련미와 본인들의 우월함을 드러내기 위해 팁 문화를 자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남북 전쟁 후 노예였다가 해방된 흑인 노동자들이 서비스직에 머무르며 문화가 더욱 확산되었다. 농장주들은 흑인 노예들에게 저임금을 주기 위해 팁 문화를 악용하였다.
미국 팁 문화 반대 운동

위의 이유로 팁 문화를 반대하는 운동이 꾸준히 일어났다. 1900년대 초 일부 주에서는 인종 차별적인 뿌리를 인정하며 팁 문화를 끝내려고 노력했다. 이에 1915년 미국 6개 주는 팁을 폐지하였다. 팁이 적발될 경우 준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벌금형 또는 금고형에 처해졌다. 하지만 1926년 미국 대공황으로 경기 침체가 극심해지자 관련 법안이 모두 폐지되었다. 현재까지도 팁 문화를 반대하는 운동이 꾸준히 미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팁 인플레이션

최근 미국에서 피자 배달원이 적은 팁을 받고서 “적은 팁을 주는 것치고는 좋은 집에 사네요”라며 비꼰 영상이 화제이다. 금액의 22%에 달하는 팁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또 매장에 6인 이상 방문하면 비용의 25%가 팁으로 자동 청구되는 가게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미국 내에서도 팁 문화가 피곤하다는 반응과 함께 팁 문화를 풍자하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팁플레이션’이 심각해진 것이다.


또한 결제 단말기가 보급되면서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팁 문화가 변질되었다. 택시를 이용하고 난 후에도 최소 15%의 팁 배너창을 필수로 선택해야 한다. 카페에서 포장 주문을 하거나 드라이브스루, 온라인 구매를 한 경우에도 팁을 요구하는 단말기 멘트가 나오면서 특히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불만이 높다. 추가 인건비 절약과 종업원 및 소비자도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팁 얼마나 줘야 할까?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음식 가격의 최소 15% 수준에서 자발적으로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현재는 다르다. 레스토랑 기준 보통 18~22%, 많으면 25% 이상의 팁을 지급해야 한다. 식당에서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경우 10%를 주기도 하지만 종업원과 언쟁이 날 수 있다. 맥도날드나 KFC처럼 종업원이 서빙하는 레스토랑이 아닌 손님이 직접 음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
유럽의 팁 문화

유럽의 경우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불 비용이 낮고 자유롭다. 팁이 계산서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별도의 팁을 지불하면 되는데 가장 적당한 금액은 총금액의 10%라고 한다. 통상적으로 5~15%의 팁을 지불하는 것이다. 또 독일과 스위스의 경우에는 잔돈이 생기지 않도록 팁을 지불하는 것이 매너라고 한다. 호텔 같은 경우 유럽의 나라마다 팁을 받는 곳이 있고 아닌 곳이 있어 참고해야 한다.
아시아의 팁 문화

일본과 중국 같은 경우 특수한 상황을 빼놓고는 팁을 받지 않는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총금액에 서비스 요금이 추가되어 나오기 때문에 잘 확인해야 한다. 홍콩 같은 경우 규모가 큰 레스토랑에서 총금액의 10%가 계산서에 포함되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동남아 대부분의 나라는 팁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투어 가이드나 버스 운전 기사에게 여행 마지막 날 팁을 모아 주거나 동남아 호텔에서 하루에 한 번 1달러의 팁을 방에 두고 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카카오T

최근 카카오T에서 택시 기사에게 팁을 줄 수 있는 결제란이 생겨났다. 택시를 탄 손님은 운행을 마친 후 택시 기사가 운전이 어떠했는지 별점을 줄 수 있는데 5점 만점을 준 경우 감사 인사로 1,000~2,000원 사이의 선에서 추가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10명 중 7명이 반대하는 등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택시 요금도 올랐는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다.
유명 베이커리의 팁 박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식당에서 서빙 직원이 친절히 응대해드렸다면 테이블당 5,000원 정도의 팁을 부탁한다는 안내문을 배치한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또한 이태원이나 홍대 등의 가게에서는 미국에서만 볼 수 있는 팁 박스가 계산대 앞에 놓여있는 것이 종종 보인다. 또 ‘빵집 오픈런’ 대란을 일으킨 한 유명 베이커리에서 계산대 앞 유리병에 팁 박스가 등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들어오면 안 되는 외국 문화’로 팁 문화를 뽑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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